부춘산 풀피리 소리
김일형
선자先子의 풀피리 소리 어디 가고 없다
어린 가지에 내어준 생이 삭정이처럼 말라가듯 서산의 팔경八景 서산의 숨결이 기억 속에서 뒷걸음친다
나무꾼의 풀피리 소리 솔밭 사이에서 떠돌고 콘크리트 어둠에서 흐느끼는 명림골 빨래터는 그 어느 성인의 혜안으로 빛을 볼까
고단했던 하루가 도비산 저녁노을에 물들면 비 갠 상왕산, 삼선암의 저녁 종소리에 달빛에 드리운 그리움 가슴에 묻는다
연당에 내리는 빗줄기 눈물 따라 흐르다 덕지천 포구로 돌아오는 배 맞으러 갈 때 골목을 타는 자욱한 연기 양류정에 흘러들다가
수고했다고 고단했을 거라고 하얗게 따라나선다
* 서산팔경 : 1995년 이전의 서산팔경은 제1경 부춘초적(富春樵笛)[부춘산 나무꾼의 피리 소리], 제2경 명림표향(明林漂響)[명림산 골짜기의 빨래 소리], 제3경 도비낙하(島飛落霞)[도비산의 저녁노을], 제4경 상령제월(象嶺霽月)[상왕산의 비 개인 달], 제5경 선암모종(仙唵暮鍾)[삼선암의 저녁 종소리], 제6경 연당세우(蓮塘細雨)[연당에 내리는 비], 제7경 덕포귀범(德浦歸帆)[덕지천 포구에 돌아오는 배], 제8경 양유쇄연(楊柳鎖烟)[양유정의 자욱한 연기]이었다.
약력 대산 출생, 2021 월간 시 제1회 <윤동주 신인상> 등단, 서울시인협회, 충남시인협회, 충남문학 소설분과 이사, 충남산사시문학회, 서산문학 편집위원장, 우보 민태원기념사업회 부회장, 서산시인회, 교육학 박사, 서산고등학교 교사로 문학동아리「탱자성 겨울나무」3집을 준비하며 학생들과 공동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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