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⑲ 박만진 시인이 추천한 “서산을 노래한 시”

서산신문 | 기사입력 2022/05/16 [08:06]

⑲ 박만진 시인이 추천한 “서산을 노래한 시”

서산신문 | 입력 : 2022/05/16 [08:06]

서산 바지락

                                               박미영

입 하나 닫으면

돌 같고 산 같고 섬 같은

입이 전부인 조개

 

해감을 토설하려고 입 벌려 내뱉는 저것

서산 갯벌을 빨다 삼킨 서해의 젖꼭지들이다

입 안 가득 젖꼭지를 물고

옹알이하는 바지락

 

바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나는

다 삶아진 조개 안에 입술을 오므려

쪽쪽 젖꼭지를 빨 뿐이다

 

서해를 다 삼키고 나서야

무인도의 고요처럼

귀 닫고 입 닫는 저녁

 

조개껍질은 그제야 입을 다 열었다

서녘 노을 아래 수북한 침묵이 텅 비어 있다

 

|박미영|

충남 당진 출생. 『시와 시학』 신인상 등단.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신발論』 『해나루 당진別曲』 『별의 내력』 『당신이 신이다』 『꽃사전』 『소금의 혈연』 등. 원종린문학상, 충남문학대상,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 국무총리상 수상. 현재 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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