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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면 ‘꼬치의 품격’ 대표 이무현

서산신문 | 기사입력 2022/06/02 [08:32]

성연면 ‘꼬치의 품격’ 대표 이무현

서산신문 | 입력 : 2022/06/02 [08:32]


집에 온 손님을 맞아 대접하는 마음으로

 

날씨가 갑자기 더워진 탓인지 오늘은 배드민턴 동호인들과 운동을 마치고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했다. 성연중학교 체육관 근처에서 가깝고 요즘에 핫한 술집을 검색하고 있을 때 한 후배가 지인이 운영한다는 ‘꼬치의 품격’이라는 술집을 추천했다. 최근에 오픈했고 닭꼬치를 메뉴로 간단하게 술 한잔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술을 참 좋아하는 친구라서 우리는 믿고 따라갔다. 5분쯤 걸었을까? 성연면 오사리 1683번지에 자리한 가게에 막상 도착하자 모두 동시에 탄성을 외쳤다. 여기가? 꼬치집이라고?! 들어가는 입구부터 외부 인테리어가 말 그대로 품격이 있어 보였다. 그냥 꼬치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럭셔리 하고 얼핏 지나다 보면 고급 레스토랑이나 커피숍으로 착각할 만큼 훌륭했다.

 

일단 가게에 들어서자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며 자리를 안내했다. 깔끔한 내부의 분위기는 왠지 스테이크와 와인을 주문해야 될 것 같았다. 운동을 끝내고 반바지 차림으로 온 것이 왠지 미안하고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활짝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이현욱(45) 사장님은 우리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을 집에 온 손님을 맞이해 대접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고 했다. 역시나 홀은 물론 주방도 반들 반들 했다. 오픈한지 두달 밖에 안된 이유도 있겠지만 사장님의 깔끔한 성격 탓인 것 같다. 흔히 골목 식당 꼬치집하면 약간은 위생적이지 못한 게 보통 선입견인데 실내에 들어서자 밝고 은은한 고급스러운 조명이 기분까지 좋아졌다.

 

우리는 일단 안주로 구이꼬치 플래터와 바삭플래터 그리고 은행, 어묵탕을 주문했다. 출출한 탓도 있겠지만 뭐가 맛있는지 검증도 할 겸 일단 시키고 보자는 생각이었다. 술은 내가 좋아하는 태진아(테라와 진로)를 주문했다. 사장님이 주문을 넣고 잠시 우리 자리에 앉았다. 같이 간 후배와 친분이 있어 차근차근 창업의 전후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원래는 대기업에 다니시다가 본인만의 일을 하고 싶어 퇴직을 결심하고 처음 시작한 사업이라고 하셨다. 아내의 반대가 없었냐고 묻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권했고 지금은 직접 나와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며 와이프의 긍정적인 사고와 추진력이 의지가 된다고 했다. 닭꼬치 메뉴 특성상 남녀노소에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손님층이 다양하다고 했다. 젊은 커플들도 많이 오고 특히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오신다고 했다. 엄마 아빠는 술 한잔 즐기시고 아이들은 꼬치와 떡볶이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가 있어 오히려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했다.

 

그동안에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먹거리 문화도 많이 변했다. 혼술족이 많이 늘고 집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닭요리의 다양한 맛도 즐기고 배달을 통해 집에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많아 보였다. 나도 가끔 혼술하려고 들어가면 혼자 먹기엔 양이 너무 많고 먹던 음식을 포장해서 가지고 와도 냉장고에 들어가면 안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꼬치집은 혼술족이나 식사 후 간단하게 2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잠시 후 주문한 구이꼬치 플래터와 주문한 사이드 메뉴가 테이블에 올라왔다. 구이꼬치 플래터는 샐러드를 비롯해 노릇노릇 잘 구워진 닭꼬치와 방울토마토를 곁들인 신선한 샐러드, 감자튀김, 새우칩 과자, 콘샐러드 케찹, 또띠아를 찍어먹는 마살라 향의 소스로 구성되어 있다. 데코레이션이 정말 아름답다. 자연의 색은 언제 보아도 눈이 즐겁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스물스물 올라오는 불향 가득한 잘 구워진 냄새는 가뜩이나 출출한 내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일단은 소맥을 한잔 말고 데코가 아깝지만 꼬치들을 접시에 풀어 놓았다. 또띠아와 함게 싸서 먹으면 더 맛있다고 누군가 옆에서 조언한다. 단조로울 수 있는 꼬치 퍼레이드에서 싸먹는 맛은 은근한 재미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참 신박하기도 해라. 시키는 대로 또띠아 위에 두툼한 닭꼬치를 얹어 한 쌈을 왼손에 쥐고 잔을 들었다. 즐거운 운동을 마친 뒤에 시원한 소맥 한잔은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 이보다 소행이 어디 있겠는가? 잠시 행복감에 젖는 사이 조금 전까지 시끌시끌하던 우리 테이블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구이꼬치 플래터 한판이 눈 깜작할 사이에 없어졌다. 이런? 저녁을 먹고 2차로 데리고 왔어야 하는건데......?! 너무 잘 먹는 모습이 좋아 보였는지 안쓰러워 보였는지 잠시 후 사장님이 서비스로 이번엔 바삭 플래터 한판을 가지고 나오셨다. 깨끗한 새 기름으로 바삭하게 튀긴 맛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손이 간다. 자정이 다가오는 이 밤에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

 

사장님은 창업 전에도 평소 요리하는 것을 너무도 좋아해서 평생 가족들이 거의 외식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고민할 때도 과감하게 결정한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하신다. 외식업은 처음이라 무엇을 할까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초보자에게는 프랜차이즈가 그래도 수월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하셨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과 테크닉에 따라 음식 맛은 다르다고 이무현 사장님은 강조하신다. 본사에서 생닭으로 오면 소금간부터 시작해서 손님 테이블에 오르기까지는 조리사의 몫이라고 하니 점주의 노하우가 중요하다는 말에 신뢰가 간다. 20대에 한참 많이 다녔던 꼬치집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신개념 발상의 전환이다.

 

그리고 메뉴는 플래터 말고도 단품으로 辛고추구이꼬치를 비롯해 골드마늘구이꼬치, 양념구이꼬치, 소금구이꼬치 등 다양하다. 단품으로 주문을 할 수 있어 개인 취향에 따라 맛과 양을 선택할 수 있어서 고객 입장에서는 경제적이란 생각도 든다. 사이드 메뉴로도 로제떡복이나 반건조노가리, 조개탕, 꼬치어묵탕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닭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손님들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 싶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동호인들과도 마음 놓고 술 한잔 하지못했던 터라 오랜만에 만나 주거니 받거니 먹는데 집중하다 보니 들어올 때 있었던 손님들은 보이지 않고 홀에는 어느덧 새로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가 너무 떠들었나?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새로 생겨서 그런지 우선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꼬치 구이집 특유의 냄새가 없어 참 좋았다. 특히 꼬치를 소스에 찍어 또띠아에 싸서 먹으니 포만감도 좋다. 평소에 닭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 정도면 대만족이다.

 

나는 다음날 혼자 영업 전에 ‘꼬치의 품격’을 다시 찾아 이현욱 점주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제 기대고 의지할 곳은 회사가 아니고 저희집을 찾는 고객뿐이라며 우리 아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앞치마를 질끈 두르고 땀을 흘리며 행복해하는 부부의 모습은 돌아오는 내내 나의 입가에 미소를 만들어 주었다. 부디 대박 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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