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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쇠예술단, 이권희 대표 “사라져가는 민속놀이나 소리를 기록하고 싶어요”:서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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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쇠예술단, 이권희 대표 “사라져가는 민속놀이나 소리를 기록하고 싶어요”

서산신문 | 기사입력 2022/03/07 [08:11]

뜬쇠예술단, 이권희 대표 “사라져가는 민속놀이나 소리를 기록하고 싶어요”

서산신문 | 입력 : 2022/03/07 [08:11]


천둥 벼락같은 쇠소리와 소낙비 같은 장고소리 그리고 구름처럼 북이 울리고 징 소리가 바람처럼 퍼진다. 원초적 울림은 작은 연습실을 가득 메우며 걷잡을 수 없는 전율과 흥분으로 한겨울 추위를 녹여 버린다. 사물(四物)놀이는 오늘날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이다. 우리 지역에서 33년간 사물놀이의 맥을 이어가는 이권희 대표를 뜬쇠예술단 연습실에서 마주했다.

 

 

# 뜬쇠예술단은?

뜬쇠 예술단은 1985년 마당패 뜬쇠사물놀이로 시작해 활동하다가 1999년 뜬쇠예술단으로 팀명을 개명하고 서산에 둥지를 틀게 되었습니다. 뜬쇠의 뜻은 각 놀이에서 그 분야의 최고 우두머리를 뜻해요. 사물놀이는 어떠한 음악의 장르와도 무리 없이 어울리며 그 넉넉한 포용력과 자연친화력의 매력에 반해 처음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창단 이후 36회의 정기공연을 했고 3,000여 회가 넘는 초청공연 등 다채로운 경험만큼 그 어떤 단체보다 훌륭한 팀웍을 자랑하고 있죠.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여러 창작활동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물놀이, 국악실내악, 타악 등 다양하죠. 각 분야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만들어내고 있고 지금은 다양한 형식의 공연기획도 하고 직접 제작하고 있어요.

 

#우리지역 대표적인 전통놀이가 있다면?

일제 강점기때 식민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각 지역의 민속 조사를 하고 우리의 민속 신앙들을 미신으로 몰아세웠죠. 이러한 목적하에 조선총독부 촉탁으로 조선의 민간신앙 연구에 종사한 무라야마지준에 의해 정리된 조선의 향토 오락 조사 자료에 보면 두레놀이 그리고 서산지역의 놀이 중에는 농악과 줄타기가 나와요. 그리고 고북면 장요리 농기가 국립민속박물관에 있고 덕지천의 청룡기와 황룡기는 농업박물관에 보관되어있어요. 이처럼 서산은 오래전부터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가 잘 보존되어 내려왔죠. 대표적으로 서산볏가릿대놀이는 1987년 한국민속예술제에나가서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비교적 마을별로 잘 보존 돼 있는 편이죠. 하지만 용대기 놀이는 농업문화가 발달하면서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 용대기놀이란?

우리 서산지역에서 그동안 전승되었던 두레싸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하나는 상대의 용대기에 꽂아둔 꿩장목을 먼저 빼앗으면 승부가 나는 형식이 있고 다른 하나는 기를 든 장정이 배꼽 부분의 깃대받이에 얹고 서로 용대기를 엇대어 흔들거나 쳐서 깃대가 넘어지는 쪽이 패하여 아우가 되는 것이죠. 서산시 고북면 장요리에서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두레 싸움을 벌여 형 두레와 아우 두레를 가렸다고 들었어요. 그러나 대부분 마을에서는 꿩장목을 빼앗는 방식으로 두레 싸움을 하였고 음암면 유계리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두레싸움이 매우 격렬했다고 전해져요. 일단 싸움이 붙으면 꿩 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두레패들이 용대기를 둘러싸고 지키면 두레 풍물의 상쇠가 상대편 용대기 주위를 돌다가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어깨를 밟으며 치고 올라가 깃대를 잡고 꿩장목을 빼앗는 형식이죠. 예전에 풍물을 잘 치는 상쇠들은 꿩장목을 빼서 내려오면서도 신명나게 풍물을 울리며 내려왔다고 해요. 두레 싸움은 두 마을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까닭에 호미로 찍고 몸싸움을 하는 등 험악하게 싸웠다고 해요. 싸움에서 진 마을은 농악·농기구·용대기 등을 다 빼앗겨서 쇳조각 하나 건져 가지 못했다는 일화도 있어요. 

 

# 용대기 놀이를 복원하려는 동기가 있다면?

고북면 초록리 마을의 용대기와 장요리의 멋진 농기를 어느 책자에서 보고 처음 용대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 지역의 전통놀이 서적도 찾아보고 서산문화원에서 향토연구 자료들을 보다가 고북면 초록리와 장요리의 용대기 놀이가 있었고 얼마 전까지도 활발하게 전해져 내려왔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것만큼은 우리 뜬쇠 단원들과 꼭 복원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기록하고 하나씩 준비하고 있어요. 오늘날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이라는 화두를 고민하는 것은 우리들 뿐만 아니라 모두의 숙제인 것 같아요.

 

# 준비과정에서 힘든 점이 있다면?

준비과정에서 힘든 것은 우선 연습할 장소가 필요하고 많은 인원을 동원해야 하는데 결국은 비용이 문제인 것 같아요. 특히 사람이 많이 동원되는 놀이이다 보니 넓은 장소가 필요하고 그동안은 코로나 19 방역지침도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가 우선 어려웠죠. 또한 연습에 필요한 깃발, 깃대 등 다양한 소품을 전통방식으로 복원하는 것도 경비가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고북면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이나 천수만 공터에서 연습해요. 최근 용대기 놀이 시연을 위해서 뜬쇠 단원들과 연습하는 중 고북농협에 근무하는 김태형 후배를 우연히 만났어요. 마침 후배의 큰아들도 농악을 배우고 있어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었죠. 8월의 뜨거운 땡볕 아래서 1박 2일을 함께 보내면서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었던 기억도 나네요.

 

# 뜬쇠예술단의 그동안 활동실적과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수상으로는 1995년 KBS국악경연대회 대상수상을 시작으로 2014년 제17회 황토현 전국농악경연대회 대상 수상(국무총리상), 2014년 제55회 한국민속예술축제 호상놀이에서 기획연출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2015년 제4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장원(국무총리상), 2020년 제46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기획/연출 국무총리상 등 20여 회 크고 작은 수상을 했고 주요공연은 1988년 서울올림픽 한강 축제 및 올림픽 행사공연, 1997 뜬쇠가 걸어온 열두해 그 신비의 소리여행 기획공연 <KBS홀>, 2007년 중국 상해 세계뮤직페스티벌 초청공연 등 3,000여 회 공연을 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우리 지역의 사라져가는 민속놀이나 소리를 기록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서산의 소리 및 놀이가 사라지고 있는 게 정말 안타까워요. 사람들의 기억에서 하나씩 사라져 가는 것을 바라만 볼 수 없어 뜬쇠 단원들과 노력은 하고 있지만 개인이나 작은 단체가 하기에는 힘든 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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