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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공방 ‘다화앤코’ 이인애 작가:서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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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공방 ‘다화앤코’ 이인애 작가

유희만 기자 | 기사입력 2022/01/24 [06:48]

캘리그라피 공방 ‘다화앤코’ 이인애 작가

유희만 기자 | 입력 : 2022/01/24 [06:48]


“요즘도 손글씨 편지 받으면 감동이 두배” 

 

요즘도 어쩌다가 손글씨 편지를 받으면 정말 기분이 좋다. 감동이 두 배로 밀려온다. 보내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옛말에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붓으로 화선지 위에 자유롭게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글씨는 보는 이의 숨을 멈추게 한다. 호흡의 예술이다. 우윳빛 화선지의 채워지지 않은 여백은 부족함이 아니라 여유와 멋을 품은 넉넉함이다. <서산신문>이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캘리그래피 공방 ‘다화앤코’이인애(47) 작가를 만났다.

유희만 기자

 

#. 나에게 캘리그라피란?

한마딜 함축하자면“나”라고 할 수 있어요. 어떤 스승에게 배웠든 기본적인 글씨체는 갖고 있지만, 그것을 얼마만큼 나에게 맞게 표현하고 응용하여 활용하는지는 나에게 달려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나만의 글씨체를 확립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어려서부터 글씨 쓰기를 좋아했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예쁜 글씨를 보면 따라서 써보기도 했고 또 변화를 주어 내것을 만들어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학년마다 서기를 도맡아 했지요. 그리고 서예를 접하게 되면서 붓과 친해졌던 것 같아요. 큰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그림도 좋아했어요. 언니는 공부도 항상 우등이었고, 그림 또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어 대회에 나가면 영락없이 상을 휩쓸어 오는 솜씨였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런 언니가 늘 선망의 대상이었죠.

 

#.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은?

언니에게 아버지는 늘 관대하셨어요. 원하는 걸 다 해 주셨으니까?! 하지만 가정형편이 나에게까지 기회가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미대에 진학해서 화가가 되는 꿈을 접어야만 했어요. 그리고는 미술과 전혀 관계없는 전자계산 쪽으로 눈을 돌렸고 남들처럼 평범한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죠. 그리고 그 회사에 19년을 다녔어요.

 

#. 캘리와의 인연은?

회사를 다니던 중 복지혜택이 가히 대기업 급이라 꿈을 다시 한번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나 할까요.

캘리를 처음 접하게 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으로 기억해요. 그때 당시에 글씨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건 POP였어요. 그래서 POP를 배워보기로 마음먹고 공방을 찾아갔는데 POP는 물론, 합판(나무판)위에 바탕을 칠하고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는 초크아트, 붓과 화선지, 먹물을 이용해 글씨를 쓰는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는 수강생들이 엄청 많았어요. POP를 배우러 갔다가 이화선 선생님의 권유로 캘리그라피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어요. 그 계기로 캘리그라피 작가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죠. 다시 한번 이화선 스승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 캘리그라피의 개념

우선 사전적 의미의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아름답다(kallos)’와‘필적(graphy)’의 합성어로 ‘글이 가지고 있는 뜻에 맞게 아름답게 쓰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서양에서는 아름다운 필적(筆跡), 달필(達筆), 능서(能書)를 의미하며, 특히 꽃 장식으로 쓴 글씨를 말해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한자문화권에서는‘서예’를 말하며,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의 붓에 의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서(書)를 가리킨다고 해요. 영어로‘서도, 서예’라는 의미인데, 일명‘캘리그라피’라고도 해요. 다시 말하면 글씨나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이고 좁게는‘서예(書藝)’를 이르고 넓게는 활자 이외의 모든‘서체(書體)’를 이른다고 보시면 되요.

 

#. 캘리그라피의 영역은 어디까지?

캘리그라피의 영역은 너무 방대해졌어요. 글씨를 쓸 수 있는 모든 곳에 기본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각종 공예와 회화(그림) 작품에도 캘리그라피가 콜라보로 입혀지고 있는 실정이에요. 또한, 자기만의 색깔을 나타내는데 가장 적격인 캘리그라피는 현시대에 새로운 장르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활용범위는 기업의 이미지 로고(CI)와 개별적으로 브랜드를 갖고자 하는 상품의 로고(BI), 그리고 제품 포장지(package)와 방송 프로그램과 공연, 영화, 축제 타이틀, 책의 제목(book design), 간판(sign)과 명함 등 폭넓게 시장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 그동안 활동은?

처음에는 회사 다니면서 배우고 사이사이 전시와 행사들을 겸했었고, 최근 6년 전부터는 공방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관광두레란 사업을 시작으로, 대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행사들과 전시회 및 공방 내에서 수업과 외부출강을 하고 있어요. 관광두레에 선정되면서 국내의 관광지 견학과 작업에 필요한 여러 곳의 견학과 제품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어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진로체험박람회에 2회 동안 참여하면서 서산 관내의 아이들과 소통 하고 캘리그라피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서 의미가 컸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캘리그라피의 의미 조차 알릴 수 있는 계기가 없으니 마음이 참 먹먹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매료되어 배우러 오시는 수강생 분들의 열정이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긴 해요. 그동안 한국캘리그라피협회의 작가로 활동하면서 작년 초에는 이란에서 협회로 직접 연락이 와서 “실크로드를 따라 제1회 가상 국제 전시회”를 하는데 한국 대표로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1월부터 3개월간 전시를 하게 되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작품만 보냈지만 아주 큰 국제 전시였기에 자부심도 컸고 정말 값진 선물을 받은 한해였던 것 같아요.

 

#. 공방운영 하면서 힘든 점과 또한 보람이 있다면?

힘든 점은 공방은 있지만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하다 보니 잦은 이사를 감수해야 하고 그동안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 (보증금이 월세로 다 날아가버림)이 너무 커서 정말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했었는데 다시 한번 기회의 신이 나를 잡아준 것 같아요.(웃음) 이런 공간을 갖을 수 있다는 것에 우선 감사해요. 왠지 나만의 아지트?!

처음 공방을 시작한 것도 글씨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저만의 글씨체를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커요. 수업을 통해 하루하루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그때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6년여간 운영해 오면서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있었지요. 몇 년을 함께 해온 수강생분들과 옆에서 물심양면으로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신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티며 이어져 온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 공방을 찾는 분들을 보면 서로 다양한 직업과 환경에서 살고 계시잖아요? 그런 분들과 만나면서 그 안에서 부딪히고 느끼며 소통하는 관계 속에서 많은 글밥들이 나와 그것을 글씨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캘리그라피만의 매력이지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올해는 작품활동을 주로 많이 할 생각이에요. 소속되어 있는 협회 전시와 회원전을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싶고, 아이디어 상품과 이모티콘 작업도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국내에 있는 조용하면서도 안 다녀본 곳을 찾아 여행도 하고 싶고요. 그러면서 그동안 제작한 상품 홍보도 하고 나를 알리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머물고 있는 이곳, 번화로! 참 정겨운 곳이에요.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어요.

이 거리에 옹기종기 둥지를 틀고 있는 공예를 하시는 작가님들을 비롯해 수채화, 유화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 작가님들과 협업을 통해서 새로운 전시도 기획하면 좋을듯해요. 그렇게 소통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서로 의지가 되거든요. 작년 연말에 그림산책 갤러리에서 ‘크리스마스 특별전’을 하면서 모르고 지냈던 작가들을 알게 되었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는 게 참 기억에 남았어요. 매년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협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작품 활동도 열심히 해야겠어요. 물론 수업도 열심히 하면서요. 앞으로 오랫동안 서로 정을 나누며 머물고 싶은 곳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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