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
숲에 바람이 일면 나무들은 서둘러 가을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찢어진 잎이거나 병들어 힘 빠진 잎 벌레 먹은 상처의 흔적까지도
아침 햇살에 서리가 녹을 때쯤이면 나뭇잎은 하나둘 가지를 떠나 숲 바닥에 쌓입니다
꽃처럼 잎처럼 바람처럼 때가 되면 내려놓을 줄 아는 숲의 경이로움
혼자 먹는 저녁밥처럼 쓸쓸히 저무는 가을 숲에 비가 내리는 날이면 옹이마다 아물지 않은 상처의 진물 같은 아픔이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저작권자 ⓒ 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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